셜록현준에서 건축가가 살고 싶은 집을 주제로 제주도에 지은 프로젝트를 소개한 영상을 보았다. 이름부터 HOMI, Home of my inspiration 이다.

출처: 셜록현준

 

평면을 보자마자 기하학적이며 사선이 많다고 생각했다. 구성이 지그재그라고 표현했으며 이로부터 나오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1. 표면적이 늘어나 다양한 마당을 누릴 수 있다.

2. 지그재그를 통해 매번 시선이 완전히 변화하여 작은 면적에도 크고 다양한 변주가 있다.

3. 지그재그의 각 코너의 좌석을 꼭지점과 수직을 이루게 하여 한 자리에서 2면을 관망 할 수 있다.

4. 지그재그의 꼭지점을 다시 연결하여 다양한 동선 선택과 활동이 가능해진다.

 

위의 특징 중 2번은 안도가 즐겨쓰는 기법이며 동양적 건축의 특징이다. 안도를 설명했던 기존 영상에 언급된 바 있다.

거실과 침실에 외부마감인 현무암이 실내 그대로 들어오는 연출을 했다. 현무암 반대편을 평평하게 갈아내어 실내마감이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침실 헤드보드 쪽 벽면이 모두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상부의 천창을 통해 거칠게 빛을 받아내며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침실이 가장 중요한 장소로 설계한 만큼 면하는 마당, 즉 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출처: 셜록현준
출처: 설록현준
출처: 셜록현준

 

신기했던 요소 몇가지는 스마트 글라스(전기를 흘려 불투명하게 변경가능하다)로 구성된 샤워실.

 

티하우스는 600정도 내려가는 것 같다. 좌식으로 된 티하우스에 앉아서 밖을 바라보면 시선과 땅의 레벨이 일치하여 색다르게 자연을 체험하게 된다. 자쿠지에 앉을 때의 시선을 고려한 하부에 뚫린 창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출처:셜록현준

양치를 하며 밖의 마당을 바라보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양치하는 행위가 휴식이 된다는 것 멋진 일인 것 같다. 예전 사무실에서 타일을 걷어내어 떠붙임몰탈로 가득한 벽면을 보면서 하는 양치는 즐겁지 않다. 첫 회사 복도에서 롯데타워를 보면서 하는 양치가 그나마 휴식이 되었다. 양치할 때 밖을 볼 수 있을 것. 양치가 휴식이 될 것.

 

출처: 셜록현준

 

화장실 위에는 천창을 설치했다. 성스러운 공간이자 자연을 느끼는 공간을 의도했다. 화장실에서의 원초적 행위를 고려한 디자인이다.

 

단점으로 복도는 협소하게 느꼈고 삼각형 풀장도 영상으로 크기가 약간 애매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반원으로 된 침실은 꼭 누려보고 싶은 곳이었다. 3층까지 계획이 가능한 곳에 오롯이 하늘을 더 누리고 수평적 스케일을 유지하여 집중한 것이 과감하고 효과적이었다. 밤이 되어서 의도된 조명으로 드러나는 공간이 더욱 선명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낮은 오히려 마당을 즐기고 밤에는 공간을 즐기는 장소가 된다.

 

 기하학적인 평면이 상당히 인위적인 느낌을 주는 개인적인 취향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집이라는 느낌보다는 스테이에 가까웠다. 계속 살고 싶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다. 자신이 누리고 싶어하는 공간, 좋아하는 공간을 어떻게 풀어내었고 주어진 대지 안에서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신있고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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